아직은 날이 춥다. 최근 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땐 이상하게 허기가 진다. 그럴 때 찾는 곳이 양재동에 있는 ‘한국순대 본점’. 내 고향과 같은 곳이다. 나고 자란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하지만 10년 넘게 오랜 단골을 유지하는 이유는 여기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점심, 저녁에 사람이 많기에 일부러 애매한 시간에 찾았다. 요즘 많이 생기는 브레이크 타임도 없는 제대로 된 곳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진한 국밥 냄새가 먼저 반긴다. 앉기도 전에 시키는 ‘순댓국(특)’. 역시 양은 많고 봐야된다. 창가의 2인용 식탁에 자리를 잡고 깍두기를 그릇에 옮긴다. 평소 깍두기를 잘 먹지 않는데 이곳에선 계속 손이 간다. 얼마지 않아 뜨끈한 국밥이 나온다. 건더기가 푸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