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이다. 이제 반팔을 입기 꽤 어색한 날이 되니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만둣국. 뽀얗고 뜨끈한 육수에 떠 있는 만두를 건져 먹는 건 쌀쌀해진 날에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사치인 셈.
평소에 만둣국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설 명절에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떡만둣국 외엔 밖에서 만둣국을 사 먹을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최근 시흥 부근에서 두어 달 일을 볼 기회가 생겨 근처에서 끼니를 해결할 일이 많았다. 그렇게 이곳을 발견했다. 메뉴는 이 정도.
내부는 일반적으로 깔끔한 편. 아울러 사장님 부부가 직접 만두를 빚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만두에 대한 믿음이 간다. 주차도 가게 앞에 수월하게 댈 수 있다. 포장 주문도 가능한 듯하다. 처음 갔을 땐 우연히 발견한 현지인 맛집을 잘 몰라본 건 사실이다. 급하게 점심 한 끼 하기 위해 찾은 ‘경기도왕만두’는 가면 갈수록 은은한 맛이 생각나는 곳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제공되는 손두부와 김치. 이것만으로도 막걸리 한 잔 마시기엔 충분하다.
그렇게 메인 음식인 만둣국을 기다리는 중 나온 고기만두. 만두는 한입에 털어 넣기 좋은 크기로 꽉 찬 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다음 나온 떡만둣국. 고기만두보다 크기가 큰 김치만두로 김치의 칼칼함과 함께 꽉 찬 식감을 선사한다. 맛 본 사람들 각자가 만둣국을 대하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난 만둣국의 가장 핵심은 육수라고 생각한다. 뽀얗고 깊은 육수가 풀어진 만두속과 함께 어우러지면 그걸 떠먹는 맛이 만둣국의 완성도를 평가하기 딱인 것.
맛집서 먹는 만둣국은 역시 싹 비우는 게 정답이다.
만둣국이 주는 따스함이 있다. 그 따스함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한번 직접 방문해 느껴보시는 걸 추천한다. 사진은 ‘경기도왕만두’를 지키고 있는 멍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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